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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그리다

[영화리뷰] 퓨리 / 전차 전투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by 얄성 2020. 9. 25.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퓨리는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군 M4 셔먼 전차병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대부분의 전쟁영화는 보병 전투나 비행기 전투 등의 역동적인 상황을 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전차 전투라는 주제를 가지고 나온 영화가 많지 않은 이유는 전차라는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스펙터클하게 풀기에는 다소 한계성이 있는 이유입니다. 보병이나 비행기 등은 전투 묘사가 활동적이고 다양한 액션을 담을 수 있지만 전차 전투는 전차 내부라는 좁은 공간과 역동적인 이동이 힘든 전차의 특성 등으로 다소 정적인 상황처럼 보일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퓨리는 전차 전투의 한계성을 극복하여 전차 전투만의 연출 상황을 극적으로 끌어올렸고 특히 전쟁 속에서 인간성이 어떤 식으로 붕괴되고 극한 상황 속의 감정 변화 등을 이야기 속에 녹여 다채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군국주의가 극에 달했던 독일은 2차세계대전 막바지에 전세가 크게 기울자 국가 총동원령을 실행하고 남녀 성인 청소년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전쟁에 참전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사형하기에 이르렀고 이는 나치 친위대에 의해 자행되었습니다.

 

전차 퓨리의 기관총사수 신참으로 들어온 노먼의 모습에서 전쟁의 참상 속 한 인간이 어떻게 변화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연민의 의해 적에게 기관총을 쏘지 못했고 전차장 워대디의 불호령과 항복한 독일군 병사를 강제적으로 총살시키는 명령을 하달 받으며 노먼은 점차 전쟁의 참상 속에서 물들어가게 됩니다. 백린탄에 맞아 타죽어가는 독일군을 향해 기관총을 정신없이 쏘는 노먼은 점점 이러한 상황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아주 잠시 인연을 가지게 된 독일 소녀 하지만 그녀를 독일군의 포격으로 잃게 되고 노먼은 상실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죽은 소녀를 애도하고 노먼을 위로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상실감에 깊게 빠질 새도 없이 전투가 시작되고 노먼은 또다시 정신없이 기관총을 쏩니다.

 

작전을 위해 이동 중이던 전차 퓨리는 대전차지뢰에 의해 궤도가 파괴되어 이동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전차를 버리고 떠나자는 전차병들, 하지만 전차장 워대디는 혼자서라도 남아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합니다. 확고한 워대디의 태도에 다른 전차병들도 남아서 전투를 치르기로 합니다.

 

부서진 전차로 힘겹게 전투를 치르다 워대디를 포함한 전차병 모두가 전사하고 신참 노먼만 생존하게 됩니다. 전차 밑에 숨어서 독일군들이 떠나기를 기다리던 노먼, 갑자기 전차 밑으로 후레쉬 불빛이 들어옵니다. 독일군 병사 한명이 숨어있는 노먼을 발견했고 노먼과 독일군 병사는 말없이 서로를 응시합니다. 독일군 병사는 일반 보병이 아닌 나치 친위대 병사였습니다. 워대디가 극도로 혐오했던 군국주의 나치 친위대, 하지만 친위대 병사는 노먼을 못본채 하고 떠나버리며 노먼을 살려주었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던 노먼의 모습을 보고 친위대 병사는 연민을 느꼈던 것일까요?

 

매복하고 있던 타이거 전차 1대와 셔먼 전차 4대가 전투를 치르는 장면입니다. 타이거 전차는 강력한 장갑으로 당시 미군 전차가 쉽게 뚫을 수 없는 전차였습니다. 셔먼 전차 3대가 타이거 전차에 의해 피격되고 간신히 전차 퓨리가 타이거 전차의 장갑이 얇은 후면을 노려 격파에 성공합니다.

 

볼펜으로 그려본 ‘ M4 셔먼 전차

 

영화속에서 큰 활약을 했던 전차 퓨리를 볼펜으로 그려보았습니다.

2차세계대전을 비롯해 한국전쟁에서도 활약했던 전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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